두 나라를 놓고 고민할 때 결국 검색하게 되는 말은 하나입니다. 어디가 더 싼가. 그런데 돌아오는 답은 대체로 저렴하다, 가성비가 좋다 같은 형용사입니다. 두 나라가 모두 저렴이면 어느 쪽을 고를지는 여전히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국가 페이지의 물가 칸에는 형용사 대신 숫자를 넣었습니다.

물가수준 112 (한국 = 100) 같은 식입니다. 한국을 100으로 놓았을 때 그 나라의 물가가 어디쯤인지를 나타냅니다. 112면 한국보다 대략 12퍼센트 비싸고, 60이면 한국의 60퍼센트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어디서 온 숫자인가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가계 소비 기준 물가수준 지수를 가져와, 한국이 100이 되도록 다시 계산한 값입니다. 원자료는 미국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그대로 쓰면 한국도 일본도 60대의 숫자로 나옵니다. 미국 물가를 이미 아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 의미가 없는 숫자입니다. 기준을 한국으로 옮기면 집보다 비싼가라는 실제 질문에 바로 답이 됩니다.

계산의 바탕은 구매력평가(PPP)입니다. 같은 장바구니를 각 나라의 현지 가격으로 사 본 뒤 환율로 환산해 비교한다고 보면 됩니다. 연도별 원자료와 국가별 값은 세계은행 오픈 데이터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들어 있고 무엇이 빠져 있나

들어 있는 것은 그 나라 사람들이 실제로 소비하는 것들입니다. 식료품, 외식, 주거, 교통, 의료, 통신, 의류 같은 항목이 각각의 비중으로 묶여 있습니다.

빠져 있거나 어긋나는 부분도 분명합니다.

  • 호텔 요금이 아닙니다. 주거 항목은 현지 주민의 주거비에 가깝지 관광지 숙박비가 아닙니다.
  • 항공권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거기까지 가는 비용은 이 지수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 전국 평균입니다. 수도와 지방의 차이는 지워집니다. 나라 전체 숫자가 낮아도 수도의 관광 구역은 비쌀 수 있습니다.
  • 관광객 가격이 아닙니다. 현지인 가격과 여행자 가격이 따로 있는 나라에서는 체감이 더 비쌉니다.
  • 환율을 탑니다. 원화가 약해지면 같은 나라의 숫자가 올라갑니다.

왜 저렴함이라고 쓰지 않나

저렴함은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가 모두 저렴으로 표시되면 어느 쪽이 더 싼지 알 수 없고, 저렴의 기준은 쓰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숫자는 순서를 만들고, 기준선이 한국이라 그 순서가 곧바로 읽힙니다. 68과 94는 둘 다 한국보다 싸지만 여행에서의 체감은 전혀 다릅니다.

다만 이 지수는 여행 예산이 아니라 물가의 눈금으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하루에 얼마가 드는지는 숙소 등급과 이동 방식에서 갈리지, 지수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지수가 낮은 나라에서 비싸게 여행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통신비처럼 따로 챙겨야 하는 항목은 eSIM·로밍·현지 유심에서 다뤘습니다.

정리

  • 한국을 100으로 맞춘 눈금입니다. 60이면 한국의 60퍼센트, 112면 12퍼센트쯤 비싸다는 뜻입니다.
  • 현지 주민의 소비 기준입니다. 호텔값과 항공권은 들어 있지 않습니다.
  • 전국 평균이라 수도의 관광 구역은 숫자보다 비쌀 수 있습니다. 환율에 따라 값도 움직입니다.
  • 물가가 낮아도 체류 기간은 별개로 정해집니다. 무비자·도착비자·사전비자를 함께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