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인터뷰는 치앙마이에서 한 달 이상 지내 본 여행자들의 이야기를 엮어 한 사람의 목소리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물은 가상이고, 사실 관계는 편집부가 확인했습니다.

치앙마이는 한 달 살기 이야기가 나오면 거의 빠지지 않는 도시입니다. 왜 다들 거기로 가는지, 가서 정말 좋았는지, 후회한 건 없는지. 원격으로 일하며 치앙마이에서 한 달을 보낸 J 씨(30대, 개발자)에게 물었습니다.

왜 하필 치앙마이였나요

J 솔직히 처음엔 "다들 가니까"였어요. 그런데 가 보니 이유가 있더라고요. 한국 여권이면 태국에 비자 없이 90일까지 있을 수 있고, 카페마다 와이파이가 잘 되고, 산이 도시 바로 옆이에요. 방콕처럼 정신없지도 않고요. 일하기 좋은 시골과 놀기 좋은 도시 사이, 딱 그 중간이에요.

하루는 어떻게 흘러갔어요?

J 아침에 올드시티 해자 주변을 한 바퀴 걷고, 님만해민 쪽 카페에서 오전 업무. 점심은 무조건 카오소이예요. 코코넛 커리 국수에 튀긴 면을 얹은 건데, 한 달 동안 스무 번은 먹은 것 같아요. 오후에 조금 더 일하고, 저녁엔 야시장. 그러다 보면 "나 여기 일하러 온 건가, 먹으러 온 건가" 싶어지는 게 함정이에요.

J 주말엔 도이수텝 사원에 올라가서 도시를 내려다보거나, 일요일 저녁 올드시티 워킹 스트리트를 걸었어요. 길 하나가 통째로 시장이 되는데, 사람 구경만 해도 두 시간이 가요.

좋았던 점 세 가지만 꼽는다면

  • 일하기 편해요. 인터넷이 빠르고, 노트북 들고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주는 카페가 거의 없어요. 코워킹 스페이스도 골라 쓸 만큼 있고요.
  • 밥이 끝이 없어요. 노점 한 그릇부터 근사한 식당까지, 한 달 내내 같은 메뉴를 두 번 고민할 일이 없어요.
  • 하루 여행이 가까워요. 산, 폭포, 온천, 코끼리 보호구역까지 한나절이면 다녀와요. 주말마다 다른 계획이 생겨요.

그럼 아쉬웠던 점은요?

J 제일 큰 건 연기예요. 대략 2월부터 4월까지는 주변 산불과 논밭을 태우는 연기 때문에 공기가 정말 나빠요. 현지에서도 '버닝 시즌'이라고 부르는데, 이때는 산이 안 보일 정도예요. 저는 다행히 12월에 갔는데, 봄에 간 친구는 마스크를 사러 다니다 한 달이 갔다고 하더라고요.

  • 바다가 없어요. 해변을 기대하면 비행기를 한 번 더 타야 해요. 남쪽 섬은 따로 계획하세요.
  • 우기는 우기예요.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오후에 소나기가 거의 매일 와요. 우산보다 일정 조율이 필요해요.
  • 이동은 앱 아니면 빨간 트럭. 그랩이나 볼트 같은 차량 호출 앱이 제일 편하고, 동네를 도는 빨간 썽태우도 있어요. 스쿠터를 빌리는 사람도 많은데, 국제운전면허 없이 타다 단속에 걸리는 경우를 여러 번 봤어요.

언제 가는 게 제일 좋아요?

J 11월부터 1월이요. 건기라 비가 적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서 긴팔이 필요할 정도예요. 이 시기엔 숙소가 빨리 차니까, 한 달 머물 곳은 미리 잡는 게 좋아요. 반대로 2~4월은 공기가, 여름부터 가을은 비가 변수예요.

떠나기 전에 꼭 챙길 것

  • 입국신고서는 온라인으로. 2025년 5월부터 태국은 도착 전에 디지털 입국신고서(TDAC)를 작성하게 바뀌었어요. 비행기 타기 전에 해 두세요.
  • 90일을 넘길 생각이라면 현지 이민국에서 연장하거나 출국 일정을 미리 잡아야 해요. 며칠 남았는지는 체류일 계산기로 세면 편해요.
  • 항공편은 시기마다 달라요. 인천에서 가는 직항이 운항하는 시기도 있지만, 방콕을 거쳐 가는 경우가 많아요. 국내선이 자주 있어서 경유도 어렵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누구에게 권하고 싶어요?

J 노트북 하나로 일할 수 있고, 바다보다 산과 카페가 좋고, 한 달 동안 같은 국수를 스무 번 먹어도 괜찮은 사람이요. 대신 봄에 갈 거라면 공기청정기가 있는 숙소부터 찾으세요. 그게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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